1999 코첼라, 10월 9일·10일 개최 확정
사람들은 왜 하필 지금이냐고 했습니다. 하지만 코첼라는 첫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뤄내면서 “우드스탁의 해독제가 되었다”는 호평을 받아요. 이후로는 2~3년간 적자를 유지하다가 마침내 흑자로 전환하죠.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 우드스탁을 대신하는 미국 최고 페스티벌의 시작이었습니다.
코첼라를 주최하는 골든보이스는 원래 펑크락과 그런지 위주의 공연을 주최하던 조그만 회사였어요. 하지만 그들이 밀어주던 너바나와 펄잼, 레드핫칠리페퍼스 등이 떡상하자 큰 공연장을 빌릴 여력이 없어지죠. 그렇게 레이브씬을 비롯한 다른 언더 문화에 눈을 돌리고, 각종 페스티벌에 투자를 하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락밴드와, 떠오르는 신진가수들을 모두 모아 직접 페스티벌을 열어보면 좋겠다!”
일찍부터 락밴드를 봐왔고, 지금은 신진가수들을 찾아다니는 골든보이스에겐 너무나 좋은 기획이었던 셈. 유럽의 페스티벌을 답사하고 코첼라라는 이름의 페스티벌을 만들어요. 우연찮게 우드스탁과 시기가 겹쳐 처음부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진정성 있는 운영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미국 최대의 페스티벌로 발돋움하죠. (1999년의 헤드라이너였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은 초반 적자에 개런티를 환불해주기도 했어요. 골든보이스는 무명 때부터 우리 공연을 기획해준 친구라면서요.)
이런 배경이 있어서일까요, 코첼라는 지금도 전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페스티벌로 꼽힙니다. 당장 올해 라인업에도 예(Kanye West), 빌리 아일리시,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와 위켄드 등이 포진했는데 잘 찾아보면 에픽하이와 에스파도 나오거든요. 헤드라이너가 아닐 뿐 여전히 락밴드도 많이 나오고, 말 그대로 ‘모든 종류의 아티스트’가 존재한다고 할 만해요.
지금의 코첼라는 일종의 상징이 돼서, 굳이 음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진화했는데요. 매년 코첼라 시즌만 되면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터져나가는데, 이유식 구독자 여러분도 언제 날 한번 잡고 코첼라 한번 가보시는 거 어떨까요?
저도 코첼라 한번 가보는 게 소원이에요….
(이미지 출처: 코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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