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9월의 마지막 주는 빌보드 역사상 최초로 아카펠라 곡이 싱글 차트를 점령하던 때였습니다. 심지어 이건 '1인 아카펠라'라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오늘 이야기할 곡은 바로 바비 맥퍼린의 'Don’t Worry, Be Happy'예요.
바비 맥퍼린은 재즈부터 클래식까지 온갖 장르의 음악을 섭렵한, 목소리의 황제라고 할 수 있어요. 1950년에 오페라 바리톤인 아버지와 소프라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처음엔 피아니스트로 살다가 문득 가수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수로 전향했죠. 그리고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되는 매력으로 차근차근 이름을 알립니다. 그 차별점이란 바로, 혼자서 모든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거였어요.
가슴팍을 드럼으로 쓰고, 자신의 숨소리조차 노래로 만드는 사람! 바비는 다른 보컬리스트와 자신을 차별화할 무언가가 필요해서 그랬다고 하는데, 여기에 더해 피아니스트 생활도 오래 했었잖아요? 자신의 보컬에서 즉흥 연주의 대가인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았다고 해요. 몸의 움직임으로도 그런 즉흥 연주를 재현하고 싶었다면서, "관객들도 소리를 '볼' 필요가 있었다"고 합니다.
바비는 몸의 모든 부분이 악기였어요. 이런 배경을 안고 탄생한 곡이 바로 1988년의 'Don’t Worry, Be Happy'가 되는데, 제목만 보고도 멜로디가 생각나는 몇 안 되는 곡! 월세가 밀려도, 여친이 없어도 걱정 말고 행복하자는 대책 없이 긍정적인 노래예요. 즉흥 공연의 대가 바비답게 한 시간 만에 가사 만들어가면서 쓴 노래라고 하는데요. 오버더빙을 이용해서 혼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한 사운드를 보여주죠. TMI지만 'Don’t Worry, Be Happy'는, 인도의 구루 메허 바바의 구절에 영감을 받아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메허 바바는 더 후 - 'Baba O’Riley'의 그 바바이기도 하다고! 너무나 신기한 팝의 세계…)
이후 이 노래는 톰 크루즈 주연 영화 <칵테일>에 수록되고, 기세를 몰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어요. 당시 'Don’t Worry, Be Happy'에 밀려 2위를 한 곡은 다름 아닌 건즈 앤 로지스의 'Sweet Child O’ Mine'이었고요. 바비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지만, 이후로는 또 클래식 지휘에 도전하면서 남들과 다른 음악 외길을 걷게 되죠. 그래서 지금은 밥 말리의 곡으로도 오해받곤 한답니다^^; ('Bob Marley - Don’t Worry, Be Happy'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무려 1억 6천만회…)
알고 보면 정말 대단한 노래인 'Don’t Worry, Be Happy'. 이 글을 보시는 이유식 여러분도 오늘만큼은 걱정 없이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