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님 aka 희미넴이 이유식에 왔다..! 뜨든
귀한 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현 평론계의 아이돌이자 곧 이유식의 아이돌로 오르게 될 임희윤 기자님(aka 희미넴)! 한 달에 한 번은 희미넴이 풀어주는 재밌는 유니버설뮤직 관련 썰 및 소식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그러면 희미넴과 함께하는 여섯 번째 이번 주 유니버설뮤직 소식 함께 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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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가 사랑하는 엔지니어, 데이비드 '영인' 김이 이야기하는 아리아나 그란데
저는 그래미 어워즈를 타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저의 손은 그래미를 타봤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저의 두 손이 무척이나 부러워요. (넥스트 ‘인형의 기사 Part Ⅱ’ 내레이션 느낌으로…)
저의 손이 그래미 어워즈를 ‘탄’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반 전입니다. 한국계 미국인 음향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영인’ 김 씨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나 인터뷰했어요. 그때 영인 씨가 본인이 수상한 그래미 트로피를 들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한 ‘찐-플렉스’였죠. TV 화면으로나 보던 그 금빛 덩어리를 보고 저도 모르게 그만 “저, 이거… 혹시, 마, 만져봐도 돼요?”라고 물어보고 말았지요.
저의 금빛 터치를 흔쾌히 허락한 영인 씨가 들려준 음악 인생 이야기는 더 통 크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가족과 함께 네 살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했댔어요. 이민 이듬해에 큰일이 터졌죠. 바로 1992년 LA 폭동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흑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우리 영인이’를, 그의 부모님이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본 이유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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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Cube - Black Korea
(※LA 폭동을 배경으로 한국인 비하 논란이 인 이 노래에 관해 아이스 큐브 본인에게 사과를 얻어낸 인터뷰 SSUL은 다음 기회에 자세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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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우려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질풍노도 ‘어린 영인이’의 목표는 하나. ‘나도 흑인 형들처럼 멋진 사람이 되자!’였지요. 미식축구에 투신해 NFL 스타를 꿈꿨으며 뛰어난 실력이 뒷받침돼 대학 입학증과 장학금 제안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운이 그의 앞을 막아섰죠. 고교 졸업을 앞두고 부상을 입어 운동을 포기하게 된 겁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영인 씨와 비슷한 인생 궤적을 그린 전화위복과 새옹지마의 아이콘 한 명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촉망받는 미식축구 선수였지만 어깨 부상으로 진로를 변경한, 재즈 보컬 그레고리 포터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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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공을 놓은 영인 씨는 그 길로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의 유명 음악학교 ‘뮤지션스 인스티튜트(MI)’에 진학했어요. 일주일에 6일씩, 때로는 학교에서 숙식까지 해결하며 학업에 매진한 결과 수석 졸업을 하게 되죠. 졸업 뒤 한 녹음 스튜디오에서 무급 인턴으로 출발해 입지전적인 스토리를 써나갑니다. 켄드릭 라마, 닙시 허슬, 나스의 앨범에 믹싱 엔지니어로 참여해 총 3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수상한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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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 - Ultra Black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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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이 길었네요. 얼마 전, 오랜만에 서울에서 영인 씨를 재회했거든요. 그의 다음 작업도 기대됩니다.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그가 들려준 여러 래퍼, 가수들과의 작업 뒷이야기 가운데 아직도 기억나는 흥미로운 사례지요. 햇살 좋은 날에는 아이스 커피를 그것도 그란데로 들고 산책을 나서야 하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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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na Grande - we can't be friends (wait for your love) (official music vid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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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스튜디오에서 조우했을 때는 그저 작고 예쁘장한 팝스타 이미지였지요. 하지만 그가 노래를 시작하자 그 폭발적이고 섬세한 가창력에 한 번 놀랐어요. 두 번 놀란 것은 제가 녹음 중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이었습니다.”
수많은 스타와 작업한 영인 씨의 뇌리에 아직도 남은 장면입니다. 그란데와의 녹음 세션 말이에요.
“그란데가 어느새 보컬 녹음 부스가 아닌, 제가 자리를 비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거예요. 조금 전에 자신이 부른 보컬 트랙을 마치 프로게이머가 마우스를 다루듯 현란하게, 놀라운 속도로 편집하는데 그 숙련도가 웬만한 전문 엔지니어나 프로듀서 수준이었어요. ‘아, 이 사람은 단순히 뛰어난 보컬리스트만이 아니구나’ 하며 크게 감탄했죠. 그런 장면은 정말 처음 봤거든요.”
영인 씨와 만남 이후 저도 그란데를 다시 보게, 다시 듣게 됐습니다. 이른바 돌고래 창법이라 불리는 초고음 보컬부터 각종 추임새와 화음까지…. 다양한 보컬 소스(source)를 스피커 양쪽에 입체적으로 겹쳐내는 걸 즐기는 그란데 특유의 촘촘한 보컬 프로덕션이 어쩌면 프로듀서만이 아닌 그란데 자신의 설계도에서 비롯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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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na Grande - don't wanna break up again (lyric visualiz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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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음악 기자, 희미넴이 이야기하는 아리아나 그란데
이렇게 오랜만에 그란데 월드에 푹 빠져있다 보니 2017년 내한 공연이 기억납니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던 그란데의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마지막인 내한 무대는 그란데의 천의무봉한 가창력을 유감없이 보여줬지요.
음표 하나하나를 검은 잉크가 아니라 마치 형광펜으로 그려 넣는 듯 명징한 그란데 특유의 보컬. 실황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놀라웠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엔 ‘이것은 AR(all recorded·반주는 물론 보컬까지 포함된 사전 녹음)의 재생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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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na Grande - imperfect for you (lyric visualiz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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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데가 3년 반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 (어느덧…) 제7집 ‘Eternal Sunshine’을 듣습니다. ‘TV 아역배우 출신으로 어우, 노래도 꽤 잘하는’, ‘머라이어 캐리를 열심히 파고든 듯한 모범생’ 등으로 인식했던 아리아나 그란데는 이제 제 머리에 없습니다. 이런 게 힙해지기 훨씬 전부터 밀어붙인 Y2K풍 R&B 팝을 결국 어떤 자신만의 경지까지 올려놓은 그란데는 특유의 섬세한 프로덕션과 표현력, 바이브로 그란데 월드를 확고히 합니다. 신작의 절제됐지만 매우 몽환적인 소리 풍경,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멜로디 향연에 저는 다시 한번 그래미, 아니 그란데 커피를 손에 든 채 이렇게 그루브를 타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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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하는 저의 친애하는 여러분, 그란데 하세요. 숏이나 톨 말고. 큰 꿈, 큰 음악과 함께. 멋진 봄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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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아리아나 그란데, 빌보드 앨범 및 싱글 차트 1위 '올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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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이유식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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