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초에 우리들 공동체의 독립심과 용인을 지지하고 있던, 그래 윤리라고 할까... 그것에 접해 있던 이래 몇 년에 걸쳐 펑크록 101코스로부터 파생한 모든 것에 대해 그리고 만드는 것에 대해 흥분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 커트 코베인의 유서 중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던 도중, 커트 코베인은 수업에서 밴드 멜빈스(Melvins)의 로저 오스본(Roger Osborne)을 만납니다. 그 당시 워싱턴주(정확히는 북아메리카 북서부 지역)에는 펑크신이 꽃피고 있었고, 로저 오스본은 그 속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예술적인 것에 끌렸던 커트는 로저와 급격히 친해지기 시작했죠. 로저 오스본은 곧 자기가 일하는 슈퍼마켓 옆에서 밴드의 무료 공연이 있을 테니 놀러 오라고 했습니다. 행사 당일, 조약한 무대 근처로 꽤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펑크 공동체였다. 멜빈스가 만들어 낸 굉음과 인파가 내는 소음이 조용한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커트 코베인에게 그때 그 풍경은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과 같았습니다. 마음속의 빈 구멍을 메워주었고, 카타르시스와 소속감을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커트 코베인은 펑크 로커가 되고 싶었습니다.
커트 코베인은 고등학교 졸업 2주 전 대뜸 없이 자퇴를 선언합니다. 어머니는 직장을 구하지 않을 거면 집에서 나가라고 했고, 커트는 이후 떠돌이 신세가 됩니다(가끔 몰래 집에 숨어들어왔다고 하네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페미니스트 펑크 밴드 비키니 킬(Bikini Kill)의 토비 베일(Tobi Vail)을 만납니다. 둘은 대부분의 시간을 정치와 철학 이야기를 나누는 데 썼습니다. 1990년에는 배스텁 이즈 리얼(Bathtub Is Real)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하기도 했죠.
커트 코베인은 토비 베일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모성의 부재를 채워줄 손길을 갈구했습니다. 하지만 토비 베일에게 커트 코베인은 연애 상대가 아녔습니다. 베일은 수많은 남자를 연인으로 거느리고 있던 ‘진보적’ 연애가였습니다. 커트 코베인은 그녀가 거느린 액세서리 중 하나였을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커트 코베인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질식할 것만 같았습니다.
커트 코베인은 비키니 킬의 멤버 캐슬린 한나(Kathleen Hanna)와도 자주 교류했습니다. 어느 날 무정부주의와 펑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나는 벽에 “"Kurt Smells Like Teen Spirit(너한테 데오드란트 냄새가 나)"라고 씁니다. 커트는 'Teen Spirit'이 탈취제 이름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네, 모두 아는 너바나의 히트곡 ‘Smells Like Teen Spirit’이 이때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이 곡은 대중음악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곡의 대성공 이후, 음반 가게 주인장들은 구석에 있던 인디 록을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옮겨 놓기 시작합니다.